지난호 보기
* 발행일 : 2021년 5월 25일


   나는 꿈꾼다. 모든 사람이 나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나의 조크(joke)에 귀 기울이며 손뼉을 치며 마음껏 웃는 그 날을. 그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사람들을 좋아해서 사람들에게 조크하고 그들이 웃는 모습에 기쁨을 느꼈다. 나는 자라서 학교에 가고 입시에 허덕이면서도 성적을 올리기보다는 조크를 더 잘하길 바랐다. 그런 나를 사람들은 조커라 불렀다.
    한때는 나의 조크가 빛을 뿜어 많은 사람이 나와 함께 있고 싶어 한 적도 있었다. 그들은 나의 조크에 웃을 줄 알았고 항상 조크를 연구하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나의 조크에 웃어주는 그들이 좋았고 우리는 조크로 교감했다.
    이런 나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다. 학창 시절 화장실에서 흡연하고 온 일진들에게 “와! 어디서 십 년 묵은 재떨이 냄새가 나노?”라고 조크를 했다가 참사를 당했다. 또 군대에서 분대장 회의에 분대장 자격으로 참가했다가 포대장(중대장)이 “니들 유사불패 알지? 우리 포대(중대)는 유사불패 정신으로 이번 훈련에 임한다. 알겠나? 어이 이병장 유사불패에 대해 설명해봐.” 나는 유사불패가 무슨 뜻인지 몰라서 “유사불패란 유사시에 절대로 패배하지 말라는 뜻이지 말입니다.”라고 조크를 했다가 얼차려를 당했다. 또 대학원 종강 기념 식사 자리에서 학과장님이 “요새 조강지처클럽이라는 드라마에서 김현경이 다시 나오던데 그 드라마는 말이야…”라고 하시길래 “김현경이 아니고 오현경입니다, 교수님.”이라고 조크를 했다가 분위기를 망쳐버렸다. 이후에도 나는 미숙한 조크로 친한 사람과 멀어지거나 좋은 기회를 날리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나는 조커로서 조크에 관한 연구를 더욱 열심히 하여 더 많은 사람을 만나 웃겨줄 것이다. 최근에 나는 구립도서관에서 주관하는 독서대학에 가서 대부분이 사오십대 여성들로 구성된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나는 비록 엷은 지식이지만 최선을 다해 강의했고 학생들의 호응에 자신감을 회복하여 미공개 조크들을 마음껏 쏟아냈다. “실례를 들겠습니다. 여기는 실내니까.” 그들은 손뼉을 치며 마음껏 웃었고 우리는 교감하며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수업이 끝나고 일부 학생들이 나에게 수줍게 다가와 대봉감, 찐빵, 식혜 등을 주었다.
    우리는 살면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렵고 힘든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 순간이 찾아오면 마음껏 웃었던 지난날을 떠올려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의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에게 조크로 전할 수 있고 그로 인해 함께 웃으며 교감하는 날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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