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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년 3월 25일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참 많다. 열심히 살아온 지난 세월에 의한 노쇠함이 병증의 원인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자신의 병을 스스로 만드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간(肝)은 신체 대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장기이다. 『황제내경』에서는 간의 역할과 그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간을 ‘장군(將軍)의 기관’으로 비유하여 설명하였다. 동양 의학의 근간이 되는 『주역』에서는 자시(子時, 오후 11~1시)와 축시(丑時, 오전 1~3시)를 각각 담낭(경락)과 간(경락)의 시간이라 말하고 있으며, 『황제내경』에서는 이 시간의 수면을 통해 하루의 일로 지친 신체에 휴식을 취해줄 것을 권하고 있다. 이 말은 자시와 축시(오후 11~오전 3시)에 사람이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잠을 자야만 이 시간에 간이 자기 고유의 역할인 독소 해독, 피 저장, 신체 재생 등을 하며, 우리 몸 전체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은 간이 고유의 역할을 하는 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다른 활동을 한다. 자시와 축시에 다른 일을 하는 것으로 간에 이중 부담을 지워 혹사를 시키고, 결과적으로는 신체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하여 여러 가지 병인을 스스로 만들게 된다. 그리고 간은 지친 상태로 다시 일을 하게 되면서 자체적으로 열을 만들어낸다. 마치 윤활유가 없는 상태의 기계가 계속해서 작동을 해서 열을 발생시키는 것과 같다. 간에서 열이 만들어지면 그 열이 우리 몸 속의 장부 중에 자기 신체 중 가장 약한 부위를 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간열이 위장을 치면 식욕 과다나 소화 기능 장애가 발생한다. 간열이 머리를 치면 원형 탈모나 각종 두피염이 생기고, 대장을 치면 변비가 발생한다. 간열이 발생하는 데도 계속 방치를 하면 그 열이 뜨게 되는데, 이런 경우는 가족력이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고혈압이 발생하고, 각종 병증이 심화된다.

   한국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그리고 최근까지도 농경 중심의 생활 문화를 영위해왔다. 농경이 일상의 기본이었기에 누구나 할 것 없이 다함께 일찍 자고, 다함께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마을 중심의 공동체 생활 그 자체로 공유했던 것이다. 선조들의 지혜 덕분에 공동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불필요한 간열로 인해 병증이 가중되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한국인들은 선조들이 지켜온 삶의 지혜는 모른 채, 통념화된 현대적 생활 습관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만약, 오래 묵혀온 병이 있거나, 약을 써도 잘 낫지 않는 병이 있다면 불필요한 간열에 의해 증세가 가중된 것이니, 꼭 밤 11시 이전에 수면을 취할 것을 추천한다. 올바른 수면 시간 유지를 통해 일상에 지친 간에 충분한 휴식을 줄 수 있다면 삶의 활력이 되살아나고, 많은 부분의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다.(E-mail: ost11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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