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 발행일 : 2024년 9월 25일

   요즈음 나를 가장 즐겁게 해주는 취미는 바로 웹툰과 웹소설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웹툰을 본다고 하면 무슨 이상한 걸 보냐며 책이나 읽으라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어떤 웹툰이 재미있냐며 추천해달라는 말을 더 많이 듣게 된 것 같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웹툰이나 웹소설 등 웹 서사 장르가 발전을 이루고 시대의 주류 문화로 변모하게 된 것에는 아마도 웹 서사 원작의 드라마나 영화의 흥행이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쌍 천만 관객을 기록한 『신과 함께』시리즈나 넷플릭스에서 제작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D.P』『스위트홈』등의 훌룡한 작품들이 웹 서사 장르의 부흥에 영향을 주었음은 분명하다. 웹 서사 장르를 자주 즐기고 좋아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오늘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오랜 전부터 장르문학을 즐겨오던 한 명의 장르문학의 팬으로서는 과거에 비주류 취급을 받았던 장르문학으로부터의 연결성 또한 언급하고 싶다. 10여 년 전 소위 ‘책방’이라고 불리던 공간이 있었다. 책을 판매하는 ‘서점’이 아닌 ‘책방’말이다.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빌려서 읽는 것처럼, 책이나 비디오 등을 빌릴 수 있는 곳이었는데 책방에서 주로 다루는 상품들은 일본에서 번역되어 건너온 만화책이나 다양한 장르 소설들, 비디오테이프 등 부르는 말이 책방이지 다양한 장르문학들을 다 빌려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부모의 엄중한 감시를 피해 책방에서 만화책이나 장르소설, 비디오 등을 빌려보았다. 여담이지만 글을 쓰고 있는 본인 또한 어렸을 당시에는 동네 책방에서 매출 순위로 1~2위를 다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많이 부족했던 시대였기에 가능했던 공간이었던 것 같다.

   다만 이렇듯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없는 불순한 문화였던 책방은 분명히 지금의 웹 서사의 유행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 바로 장르 문학에 대한 주요 소비계층의 형성이다. 당시에 책방에서 소설책을 빌리기 위해 부모님께 받은 용돈을 한 푼 두 푼 모아 읽고 싶은 책을 불법적으로 빌려 읽던 학생들은 지금에 와서는 본인이 직접 번 돈으로 당당하게 소비를 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 버린 것이다. 즉 지금 문화를 소비하는 주된 계층(20~30세대)은 어린 시절부터 장르문학을 자연스레 접했던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소비 계층의 형성과 더불어 미디어의 발달 또한 지금 웹 서사의 부흥에 중요하게 작용했다. 과거 초창기 네이버 웹툰이나 문피아, 지금은 카카오로 통합된 다음 등 다양한 인터넷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웹 서사 장르들을 활성화하고자 부던히도 노력했다. 도전 웹툰이나 공모전 등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서 웹 서사 미디어 플랫폼들은 많은 작가들을 발굴해냈다. 웹 서사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서 자신의 작품을 펼치고 싶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었던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웹 서사 플랫폼들을 통해서 독자들 또한 더욱 손쉬우면서도 정당한 방법으로 웹 서사물들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 흥행하는 웹 서사 장르와 크로스미디어 작품들은 2000년대 후반의 한국 청소년들과 웹 미디어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한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E-mail: kimhong23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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