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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하여 국민의 의무로서 납세의무를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이 살면서 피할 수가 없는 것이 죽음과 세금이라는 말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에 본능적으로 인간은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오래 살아서 죽음을 멀리할까 하는 점과, 어떻게 하면 세금을 조금이라도 적게 낼까 고민할 것이다.
우리가 들어온 헌법상 납세의무는 A와 B가 동일한 조세부담의 능력이 있으면 동일하게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A와 B가 동일한 경제적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세금도 동일하게 납부해야 한다는 ‘평등’이라는 사상에 기초하고 있다.
이때 위 헌법 조문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A와 B가 동일한 경제적 성과 100을 얻었다 하더라도, A가 경제적 성과를 얻게 된 행위는 세법에 규정이 있는 반면, B의 행위에 대해서는 세법상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면, B는 경제적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납부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법치주의의 한계인 것이다.
즉, 조세회피라는 것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면, 한마디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잘못된 행위’,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납세자들은 일반적으로 조세회피를 시도하고자 하며, 조세회피라는 것은 납세자가 세법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빈틈을 파고들어 경제적 성과를 얻음으로써 세금부담을 줄이려는 행위인 것이다. 이는 법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세법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빈틈을 이용하는 것이다. 만약 조세회피 개념을 부정하게 된다면, 모든 국민은 보다 많은 세금을 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A의 입장에서 본다면, B는 A와 동일한 경제적 성과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적게 내거나 납부하지 않는 결과를 보고 ‘불공평’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조세평등에 반하는 것이므로, 과세관청이나 법원이 B에게 세금을 납부하라는 명령을 내린다면, B에 대한 세금부담은 법적인 근거가 없는 것이 된다. 이는 앞서 본 헌법 조문에 비추어 볼 때, ‘법률이 정하는 바’가 없음에도 세금을 내라는 것과 같은 것이며, 이는 법치주의에 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는 조속히 입법자가 B에게도 과세할 수 있는 법률을 입법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른 과세가 되며, 입법, 행정, 사법이라는 삼권분립 혹은 권력분립원칙이 지켜지게 된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법이 급변하는 사회보다 앞서서 미리 어떤 사항을 법으로 제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예컨대, 킥보드, 드론, 가상자산 등을 보면, 종래에 없었던 새로운 대상이 생겨난 이후, 이에 대응하는 법이 만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세법도 위의 B와 같이 종래에 없던 새로운 행위를 통하여 세금을 적게 부담하려고 하는 행위가 자주 발생한다. 이때 B에 대해서는 법이 없더라도 A와 동일하게 세금을 내는 것이 평등하다는 것은, 그 대상이 세금이라는 ‘금전’과 관련되어 있다 보니, 더 많은 국민들이 ‘공평’ 혹은 ‘평등’이라는 부분에 중점을 두게 된다고 생각한다. 즉, 킥보드 등에 대해서는 법이 없다면, 빨리 관련법을 만들어야 된다고 하면서도, 세금에 대해서는 법이 없더라도 조세평등을 위해서 돈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세금과 관련한 조세회피 문제를 통해 법치주의, 평등, 인간의 본성을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유와 평등’을 말하고자 한다. 자주 ‘자유와 평등’은 함께 등장한다. 위 사례의 B와 같이 세금을 적게 내려는 행위를 선택할 ‘자유’와 납세자 간의 평등이 항상 대립되고 있기 때문에 ‘자유와 평등’이 함께 등장하며, 양자는 그만큼 양립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회가 선진화될수록 법치주의가 중요해지고, 이러한 내용이 새로운 거래행위가 발생하면, 세법에도 조속히 반영되어 법치주의와 조세평등이 양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h2s@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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