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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학창시절부터 즐겨 듣던 가수의 공연을 다녀왔다. 30여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차곡차곡 본인만의 음악을 쌓아온 가수의 음악을 듣는 것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다. 공연의 끝은 그 가수가 오래전 그룹 활동을 했던 시절의 음악으로 채워졌는데, 갑자기 노래를 잇지 못한 채 목이 메어 한참을 멈추어 섰다. 함께 그룹 활동을 하던 이가 1년 전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함께했던 추억이 서린 노래를 부르다 울먹이는 가수를 보며, 나 역시도 그 음악을 듣던 시절이 떠올라 울컥 슬픔이 복받쳐 올랐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방법은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 함께했던 시절의 노래를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그 나름의 기억이고 애도였을 것이다. 전통시대 선비들 역시 죽은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기억했는데, 만시(挽詩)나 제문(祭文)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문집에 다수의 만시를 남긴 옥천(玉川) 조덕린(趙德?, 1658~1737)도 죽음에 대해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었다. 그는 출사 후 당쟁에서 비롯된 삶의 굴곡 속에서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많이 맞이하였다.
제문은 현재 실존하지 않는 대상을 향해 전언하는 형식을 지니고 있어, 대체로 상투성이 강하게 작동된다. 하지만 조덕린은 가족이나 친족의 죽음 앞에서 실제의 삶과 관계에 우선하여 작품을 창작했기 때문에 규격화된 격식이나 상투적 표현에만 얽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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